서울지방보훈청 복지과 곽다은
해마다 8월의 녹음이 짙어질 때면 광복의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뜨거운 여름날, 거리 곳곳에 울려 퍼졌을 환희의 함성 뒤에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수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온한 일상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갈등과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를 기억하고 그 의미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는 단순히 광복을 맞이한 것을 넘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엄을 지키며 살고 후손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을 예우하는 일은 과거에 대한 감사의 표현임과 동시에 선열들의 뜻을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이어가는 일이다.
보훈 업무의 현장에서 만난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는 늘 마음에 오래 남는다. 국가가 그 희생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 분들이 계셨고, 한편으로는 제도의 한계로 인해 충분히 예우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보훈은 단순히 정해진 기준에 따라 지원을 제공하는 행정 업무가 아니라,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삶과 그 가족들의 시간을 기억하고 책임지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러한 보훈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보훈부는 올해부터 독립유공자의 사망 시점에 따라 발생했던 손자녀 간 보상금 수급권의 차이를 해소하고, 유족의 의료지원 범위를 확대하는 등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거주 마지막 독립유공자 이하전 지사의 영현을 모시는 등 지금까지 총 156위의 영현을 고국의 품으로 모신 유해 봉환 사업은 물론, 잊혀진 미서훈 독립운동가를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내는 일에도 애쓰고 있다. 이처럼 독립의 역사가 낡은 기록에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일상 속에서 진정한 ‘보훈’과 ‘예우’로 실현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2026년 광복절을 맞아 보훈 현장에서 일하는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해 본다.
‘선열들이 목숨 바쳐 지켜낸 이 나라를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다음 세대에 전해줄 것인가.’
선열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맞이한 광복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선물이다. 그 선물을 받은 오늘의 우리는 그 뜻을 기억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이어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앞으로도 보훈의 가치가 국민의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희생과 뜻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