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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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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을 풀다

기사입력 2022-06-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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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

유월을 풀다 < 김 민 정 >

 

비에 젖자 하나둘씩

잎새들이 말을 건다

 

어제의 뙤약볕도

나쁜 건 아니었어

 

때로는 목이 탔지만

그도 참아 내야지

 

언제라도 절정이다

이 아침 나팔꽃은

 

나 또한 마찬가지

언제나 절정이다

 

이렇게 푸름이 내게

사무치게 안긴다면

 

김민정 시조시인

가뭄이 극심하더니 어젯밤에는 단비가 내렸다. 물기에 젖은 가로수잎을 바라보면서 아침마다 방끗 웃던 학교의 나팔꽃들을 생각한다. 가뭄에도 열심히 꽃씨를 뿌리고 아침저녁 물을 주며 키웠던 나팔꽃이 어느 날부터 피기 시작하더니 학교 화단을 덮으며 하루에 200송이, 300송이가 피어나던 날들을 생각한다. 아침마다 출근길 나팔꽃의 환영을 받으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하던 날들이 아련하게 그립다.

나팔꽃을 영어로는 모닝 글로리(morning glory)라 한다. 미처 몰랐는데, 어느 날 영어선생님과 나팔꽃을 감상하다가 나팔꽃은 오전에만 활짝 피고, 오후에는 시들어요라고 했더니, “, 그래서 이름이 모닝 글로리군요.”란다. ‘아침의 영광이다. 걸맞는 이름이다. 다른 선생님들도 출근길이 즐겁다고 하고, 학생들도 좋아했었다. 위 작품은 그즈음의 작품이다.

 

나팔꽃은 5월에 피기 시작하여 10월까지도 계속 줄기를 뻗어가면서 핀다. 매일 아침 일찍 피기 시작하여 햇볕이 뜨거워지는 오후에는 시들면서 진다. 매일 새로운 꽃이 피고, 오전에만 피어 있기에 사진을 찍으려면 오전에 찍어야 한다. 짧게 피는 꽃이 아쉽기도 하지만, 모든 영광의 시간은 저렇게 짧다는 생각을 가끔 하곤했다.

 

나팔꽃을 보면서 이렇게 피어 있는 모든 순간이 절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와 나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의식이 살아있고 행동하며 움직이는 이 순간이 그대로 절정이다. 때문에 가장 아름답고 가장 소중한 절정의 순간이 바로 <지금, 여기>인 것이다.

 

시조시인 김민정은 시조집 , 그 순간』『함께 가는 길』『사랑하고 싶던 날』『영동선의 긴 봄날7권과 수필집 사람이 그리운 날엔 기차를 타라와 논문집 현대시조의 고향성1, 평설집 모든 순간은 꽃이다1, 번역 엮음시조집 해돋이』 『시조, 꽃 피다』 『시조 축제등이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시조분과회장이다. 국방일보에 시해설위원 7년 반 역임, 전국교차로신문에 아름다운사회칼럼위원 8년째, 송파신문》 「김민정의 송파문학의 향기3년째 연재중이다.

송파신문사 (songp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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