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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6-0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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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수난시대?

기사입력 2006-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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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기러기. 새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정치인을 비교해 철새라고 하는데 이때만 해도 새들이 나쁘게 여겨지는 줄 몰랐다.




그리고 최근 들어  기러기 아빠라는 말이 사회에 자리 잡고 있다. 기러기마저 사회에서의 어둠을 일컫게 될 줄이야. 기러기 아빠가 솔직히 사회문제가 될 건 없다. 누가 가라고 떠민 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의 발로 떠났으니.




한 식당에서 주인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이야기 한다.




“아저씬 왜 맨날 혼자오세요? 그것도 저녁 주말 시간에.”라고 아주머니가 묻자 아저씨가 대답한다. “헤헤 저 기러깁니다. 아이들과 와이프가 모두 미국에 있어요. 혼자 있다보니 주말에 밥 먹기 너무 쓸쓸해서요.” 아주머니가 되묻는다. “그럼 평일은 어떻게 밥을 먹나요?” 아저씨가 다시 대답한다. “회사에서 저녁까지 먹고 오죠. 뭐, 야근하고 일하다보면 저녁 먹을 일 생기고 그래요.”라고 대답한다.




이어 “아이들 교육이 워낙 힘들어서 또 혼자두기 뭐해서 와이프까지 보냈죠.”고 웃으며 말한다. 이렇게 설명했는데 아주머니는 이해가 안가는 눈치다. “아니 왜 아이들 교육 때문에 부부가 따로 사나. 아저씨 힘들겠수.”




그리고 기러기 아빠들은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잘된다면 나하나 정도 희생하고, 한마디로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하는 거죠.”




그렇다면 여기서 대가 무엇이고. 소가 무엇인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아빠가 끼니도 못 챙겨먹고 야근해서 돈벌고, 그 돈으로 아이들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에는 이런 공허함을 견디다 못해 아이들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러기 아빠는 그냥 가정사지만 이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면서 정말 중요한 작은 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학창시절에 배웠다.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최소 단위다’고. 그렇다면 가정이 곧 사회라는 이야기는. 가정은 작은 것이기 때문에 포기해도 되고 사회는 큰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가정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작은 것이라고 무너뜨리면 큰 것까지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




한 구를 이루는 작은 동네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작다 혹은 힘이 약해 보인다고 큰 것을 이루기 위해 버려서는 안 된다. 작은 힘 하나가 우리들의 가장 핵심을 녹슬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김선경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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